대법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에서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습니다. 2심에서 판결한 1조 3808억 원의 재산분할 금액을 다시 계산하라는 뜻입니다.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이 SK 성장에 기여했다는 2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고법에서 노소영 관장의 기여도를 다시 평가하고 재산분할 금액을 새로 정하게 됩니다.
대법원이 2심 판결을 뒤집은 이유
2심 재판부는 노소영 관장이 SK그룹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보고 1조 3808억 원을 나눠주라고 판결했습니다. 재산분할 비율로는 35%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2심은 혼인 기간 동안 노소영 관장이 SK 경영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줬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도 SK 성장에 보탬이 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비자금은 1990년대 초 최종현 전 회장이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런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이 SK 재산 형성과 성장에 기여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SK는 이미 대기업이었고, 300억 원이 회사 성장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대법원은 2심이 재산 형성 기여도를 계산할 때 법을 잘못 이해했다며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냈습니다. 다만 최태원 회장이 혼외 자녀를 둔 것에 대한 위자료 20억 원은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이 소송은 2017년 최태원 회장이 이혼을 청구하면서 시작됐습니다. 2019년 노소영 관장이 맞소송을 제기하며 SK 주식을 포함한 재산분할을 요구했고, 1심에서는 660억 원, 2심에서는 1조 3808억 원으로 금액이 엄청나게 뛰었습니다. 언론에서 '세기의 이혼'이라고 부를 만큼 엄청난 금액이었지만, 대법원 판결로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서울고법 재심리에서 달라질 점
서울고법에서 파기환송심이 진행되면 노소영 관장의 기여도를 처음부터 다시 계산합니다. 가장 큰 변화는 노태우 비자금 300억 원을 기여도 계산에서 빼야 한다는 점입니다. 2심에서는 이 돈이 SK 성장에 도움을 줬다고 봤지만, 대법원이 인정하지 않았으니 제외됩니다. 이렇게 되면 노소영 관장의 기여도가 낮아지고, 받을 수 있는 재산분할 금액도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재심리에서는 혼인 기간 동안 실제로 어떤 기여를 했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노소영 관장 측은 1988년 결혼 이후 최태원 회장이 SK 경영에 본격 참여하면서 내조와 조언으로 도왔다고 주장합니다. 최 회장이 2003년 회계부정 사건으로 구속됐을 때 회사를 지키는 데 힘을 보탰고, SK하이닉스 인수 같은 중요한 결정에도 영향을 줬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최태원 회장 측은 노소영 관장이 직접 경영에 관여한 적이 없고, SK 성장은 오롯이 최 회장 본인의 능력과 노력으로 이뤄졌다고 반박합니다.
재산 규모 계산도 다시 합니다.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가치, 현금, 부동산 등을 현재 시세로 재평가하고, 혼인 기간 중 늘어난 재산이 얼마인지 확정합니다. 2심에서는 전체 재산을 약 4조 원으로 봤는데, 재심리에서는 이 금액 자체도 바뀔 수 있습니다. SK 주가가 계속 변하고 있어서 평가 시점에 따라 재산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최종적으로 몇 퍼센트를 나눠줄지 정하면, 그 비율에 따라 구체적인 금액이 나옵니다.
최종 판결까지 걸리는 시간과 금액 전망
파기환송심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아니라 대법원이 지적한 부분만 고쳐서 판단합니다. 그래도 양측이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고 주장을 펼치면서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보통 파기환송심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되는데, 이 사건은 금액이 워낙 커서 1년 이상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측 모두 최선을 다해 다툴 것이고, 법원도 신중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종 재산분할 금액은 1조 3808억 원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노태우 비자금 부분이 빠지고, 기여도를 더 엄격하게 따지면 2심보다 낮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법조계에서는 8천억~1조 원 선으로 줄어들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래도 여전히 엄청난 금액이고, 한국 이혼 소송 역사상 최고액 재산분할 기록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에 대형 재산분할 소송을 담당하는 변호사분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재벌가 이혼 소송은 단순히 재산을 나누는 게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매우 복잡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이 사건도 SK 주식 배분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경영권 구도가 미묘하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서울고법의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와도 끝이 아닙니다. 양쪽 모두 불복하면 또다시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최종 확정까지 또 1~2년이 추가로 걸립니다. 2017년 소송 시작부터 계산하면 이미 8년이 지났는데, 최종 마무리까지는 10년 가까이 걸릴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이혼은 2015년 사실상 별거로 이뤄졌지만, 재산분할 문제가 이렇게 오래 끌면서 양측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서울고법이 대법원 취지를 충실히 반영해 합리적인 판결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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