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김장 때 고춧가루를 정확히 1kg 넣었는데도 왜 그렇게 물러지고 맛이 이상했는지, 올해 되돌아보니까 고춧가루 '매운맛 등급'을 완전히 무시했더라고요. 청양 섞인 매운 가루랑 순한 국산 가루가 같은 1kg일 리 없잖아요. 그래서 이번엔 매운 정도별로 정확히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제대로 정리해봤습니다.
기본 비율부터 확인: 절임배추 20kg엔 뭐가 들어가나
절임배추 20kg(보통 8~10포기)을 기준으로 하면, 가장 많이 쓰는 황금 비율은 이렇습니다:
핵심 양념 재료 (20kg 기준)
- 고춧가루: 900~1100g (기본 1kg, 매운맛에 따라 조절)
- 다진 마늘: 400~500g (종이컵 약 2컵)
- 다진 생강: 70~100g (종이컵 1/2컵)
- 멸치액젓: 600~1000ml (3~5컵, 기본 800ml)
- 새우젓: 400~500g (4~5컵 정도)
- 찹쌀풀: 찹쌀가루 1컵 + 물 8~10컵
- 배: 500~1000g (큰 것 1~2개)
- 양파: 500~800g (3~6개)
- 무: 1.5~3kg (채 썰어 버무림)
여기까지는 인터넷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내용이에요. 문제는 "고춧가루 1kg"이라는 숫자가 절대적이지 않다는 거죠.
고춧가루 매운맛별 가감 공식 (실전 버전)
시중에서 파는 고춧가루를 "순한맛·보통·매운맛"으로 나눠서 정리하면:
1. 매우 순한 고춧가루 (어린이용, 단맛 강한 국산)
- 추천량: 1.1~1.3kg (기본보다 +10~30%)
- 이유: 맵기가 약해서 양을 늘려도 색·향만 올라가고 크게 안 매워요
- 제 경험: 작년에 시어머니가 주신 순한 고춧가루로 1kg만 넣었더니 색이 너무 연해서... 올해는 1.2kg 넣을 예정
2. 순한맛 (일반 배추김치용, '순한맛' 표시)
- 추천량: 1.0~1.1kg (기본~+10%)
- 아이나 노인 같이 드실 때 무난한 선택
- 대부분 가정에서 가장 많이 쓰는 등급
3. 보통 매운맛 (별도 표기 없는 일반 김장용)
- 추천량: 0.9~1.0kg (−10%~기본)
- 성인 기준 "딱 일반적인 김장 김치"
- 제일 헷갈리는 구간: 제품마다 "보통"의 기준이 다름
4. 매운맛 (청양 섞인 것, '매운맛' 표기)
- 추천량: 0.7~0.9kg (−10~30%)
- 청양고추는 스코빌 지수가 일반 고추보다 5~10배 높아서 같은 양이면 훨씬 매움
- 실수하기 쉬운 포인트: 청양 100% 제품은 무조건 양 줄여야 함
5. 초강매운 (태국·베트남 고춧가루 많이 섞인 것)
- 추천량: 0.5~0.7kg (−30~50%)
- 베트남 건고추는 스코빌 5만~10만 수준이라 색은 진한데 엄청 매움
- 색 걱정 안 해도 됨, 적게 넣어도 빨개요
작년에 제가 실패한 이유 (구체적 케이스)
작년 11월, 절임배추 20kg에 시장에서 산 "보통맛" 고춧가루 1kg을 넣었어요. 근데 그 고춧가루가 알고 보니 청양 30% 함량이었던 거죠. 포장 뒷면 작은 글씨로 써 있더라고요.
결과:
- 양념이 너무 매워서 아이들이 못 먹음
- 그래서 물김치처럼 물을 자꾸 부어서 희석했더니
- 간이 싱거워지고 찹쌀풀 농도도 묽어짐
- 결국 2주 만에 물러져서 절반을 버림
올해 대책:
- 같은 제품이면 700g만 먼저 넣고 맛 보기
- 색이 부족하면 순한 가루 200~300g 추가
- 젓갈·액젓은 원래 레시피대로 유지 (간 맞추기)
실전 조절 요령 3가지
1. "절반만 먼저 + 추가" 방식
계획량의 70%만 먼저 넣고 양념 만든 다음, 배추 한 잎에 발라서 먹어보세요. 그다음에 10~20%씩 나눠 추가하면 실패 확률이 확 줄어듭니다.
2. 고운가루:중간가루 비율
- 중간입자 80% + 고운가루 20%
- 중간 입자가 많으면 맛이 칼칼하고, 고운 가루가 많으면 색은 진한데 맵기가 덜해요
- 저는 이번엔 중간 가루 800g + 고운 가루 200g 섞을 예정
3. 입맛에 따른 최종 조정
- 매운 것 잘 못 먹는 집: 위 표에서 한 단계 아래 등급 양 선택
- 매운 것 좋아하는 집: 같은 매운도에서 +10%까지 OK
- 저염 선호: 젓갈·액젓 20~30% 줄이고 배·양파 비율 늘리기
저염으로 가면서 맛 유지하는 꿀팁
제 친정엄마가 혈압 때문에 짜게 못 드셔서, 올해는 저염으로 도전합니다.
조정 내용 (20kg 기준):
- 멸치액젓: 800ml → 600ml
- 새우젓: 500g → 350g
- 대신 배를 1kg(큰 것 2개), 양파 800g(6개) 늘림
- 찹쌀풀도 물 10컵으로 넉넉하게
예상 효과:
- 나트륨 약 25~30% 감소
- 단맛·감칠맛은 배·양파가 보완
- 국물이 조금 더 달콤하고 깔끔해질 예정
전라도식 vs 서울식, 어떻게 다른가요?
전라도식 (진하고 칼칼함)
- 고춧가루: 1.1~1.2kg
- 젓갈: 멸치액젓 + 갈치속젓 + 생새우 듬뿍
- 무채 많이 (2~3kg)
- 찹쌀풀 진하게
서울식 (깔끔·순함)
- 고춧가루: 0.8~1.0kg
- 젓갈: 멸치액젓 위주, 새우젓 적당히
- 무채 적당히 (1.5~2kg)
- 육수(다시마·멸치) 많이
저희는 대구에 사는데, 시댁이 경상도·친정이 전라도라서... 매번 중간 타협점 찾느라 고생입니다. 올해는 전라도식 양념 80% + 서울식 육수 20% 섞어볼까 해요.
마지막 체크리스트
김장 하루 전에 꼭 확인하세요:
- [ ] 고춧가루 포장 뒷면에서 "청양 함량" 확인
- [ ] 매운맛 등급 확인 후 위 표 참고해서 g 계량
- [ ] 양념 70%만 먼저 섞어서 맛 보기
- [ ] 배추 한 잎에 발라 먹어봤을 때 "조금 짭짤" = 딱 맞음
- [ ] 새우젓·액젓 합쳐서 총 1~1.5L 넘지 않게 (너무 짜짐 주의)
- [ ] 찹쌀풀은 미지근할 때 섞기 (뜨거우면 고춧가루 색 변함)
면책 사항: 이 글은 2025년 11월 기준 여러 레시피와 제 경험을 종합한 참고용 정보입니다. 고춧가루 제품마다 매운 정도가 천차만별이므로, 반드시 소량 테스트 후 본 작업에 들어가시길 권장합니다.
출처:
- 10000recipe, 네이버 블로그 다수 레시피 참고 (2024~2025)
- 한국외식산업학회지 고춧가루 매운맛 연구 (2018)
- 개인 김장 실패·성공 사례 (2023~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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