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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시대의 위험: 명예훼손 소송 승소와 패소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

by firmgod 2025. 3. 23.

 

SNS에서 한 번의 게시물이 수천만 원의 배상금으로 이어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최근 5년간 SNS 관련 명예훼손 소송은 연평균 27% 증가했으며, 평균 배상액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어떤 표현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명예훼손 소송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을 이해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재판
재판

 

명예훼손의 법적 정의와 SNS에서의 새로운 해석

 

 

명예훼손은 사실이든 허위든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발설하는 행위입니다. 형법 제307조는 명예훼손을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로 정의하며, 특히 허위사실 적시에 대해서는 더 무거운 처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사실의 적시'와 '공연성'이라는 두 가지 요건인데, SNS 환경에서는 이 개념의 해석이 전통적인 미디어와 다르게 적용됩니다.

 

SNS 환경에서는 '공연성'의 범위가 크게 확장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다수의 사람이 실제로 인식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발언해야 공연성이 인정되었지만, 현재는 소수의 친구만 볼 수 있는 비공개 SNS 게시물도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2018년 판례(2017도19025)에서 "카카오톡 단체방에 올린 메시지도 참여자들에게 전파될 것을 인식한 경우 공연성을 갖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심지어 친구 10명만 볼 수 있게 설정한 페이스북 게시물도 공연성이 인정된 사례(서울중앙지법 2016고단3256)가 있어, SNS에서는 사실상 모든 글이 공연성을 갖는다고 봐야 합니다.

 

'사실 적시'의 기준도 SNS 환경에서 더욱 넓게 해석됩니다. 법원은 일반 독자의 관점에서 게시물 내용이 사실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특히 SNS에서는 단순한 의견 표명이나 감정 표현으로 의도했더라도, 그 표현 방식이 구체적 사실을 암시하거나 전제하는 경우 사실 적시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A는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단순 의견이지만, "A가 어제 B를 속였다고 생각한다"는 'A가 B를 속였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므로 사실 적시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SNS 게시물의 사실 적시 여부를 판단할 때 법원은 게시물 자체뿐만 아니라 전체 맥락, 게시 배경, 댓글 등의 상호작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서울고등법원은 2021년 판결(2020나2031771)에서 "페이스북 게시물은 단독으로만 보지 않고, 연관된 댓글, 공유, 이전 게시물과의 연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실 적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리트윗, 공유, '좋아요' 버튼 등을 통한 단순 전파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도 점차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타인의 명예훼손적 게시물을 단순히 공유하는 행위는 면책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공유자가 해당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채 확산에 기여했다면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판례(대법원 2021도9676)가 나오고 있습니다.

 

명예훼손 소송의 승패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들

 

 

명예훼손 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방어수단은 '진실성'과 '공익성'입니다. 형법 제310조는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적시한 내용이 1) 진실이고, 2) 공익을 위한 것이라면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진실성'은 100% 객관적 진실과 일치할 필요는 없으나, 핵심적 부분에서 진실에 부합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적시된 사실이 세부적으로 진실과 약간 차이가 있더라도 핵심적 내용이 진실에 부합한다면 진실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8도8812). 그러나 이는 사소한 오차를 의미할 뿐, 주요 사실관계에 오류가 있다면 진실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특히 SNS에서는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감정적으로 글을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 이 부분에서 패소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공익성'은 사적 감정이나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이어야 합니다. 법원은 표현의 동기, 내용, 방법, 상대방의 지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익성을 판단합니다. 서울중앙지법은 2022년 판결(2021가합551672)에서 "소비자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것은 공익성이 인정될 수 있으나, 개인적 앙심이나 과도한 표현이 포함된 경우 공익성이 부정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같은 내용이라도 표현 방식과 맥락에 따라 공익성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표현의 수위와 구체성도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일반적인 비판이나 논평은 허용 범위가 넓지만, 구체적 사실을 언급하며 인신공격적 표현을 사용할수록 명예훼손 위험이 높아집니다. 서울고등법원은 2020년 판결에서 "업체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 표현은 허용되나, 'XX 사기꾼', '도둑질하는 회사' 등의 극단적 표현은 비판의 한계를 넘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명예훼손 소송에서는 공인과 사인의 구분도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공인(정치인, 유명인, 기업 CEO 등)은 사인보다 더 많은 비판을 수용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공적 인물에 대해서는 일반 시민에게 적용되는 것보다 명예훼손의 요건을 완화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2다6128). 그러나 최근에는 유튜버나 인플루언서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공인'이 등장하면서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피해의 심각성도 법원 판단에 영향을 미칩니다. 허위사실로 인해 사업체가 폐업하거나 개인이 우울증을 겪는 등 구체적 피해가 입증되면 배상액이 크게 증가합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허위 후기를 올려 식당이 폐업한 사례에서는 3천만 원의 배상금이 선고되었으나(서울중앙지법 2019가단5151237), 타인의 성적 이력에 대한 허위 루머를 퍼뜨려 피해자가 자살 시도까지 한 사례에서는 5천만 원의 배상금이 선고되었습니다(서울중앙지법 2018가단5038912).

 

디지털 시대의 현명한 표현법과 명예훼손 예방 전략

 

 

SNS에서 안전하게 표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사실 확인'입니다. 특히 타인이나 기업에 대한 부정적 내용을 게시할 때는 철저한 사실 확인이 필수적입니다. 대법원은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도 면책될 수 있다"고 판시했으나(대법원 98다31356), 이는 정보의 출처가 신뢰할 수 있고 기본적인 사실 확인 노력을 기울였을 때만 인정됩니다. 따라서 최소한 복수의 출처를 통해 정보를 교차 검증하고, 가능하면 1차 자료나 공식 기록을 참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감정적 표현보다 객관적 사실 중심의 서술을 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XX는 사기꾼이다"라는 표현보다 "XX 상품을 구매했으나 광고와 달리 기능 A, B, C가 작동하지 않았다"와 같이 구체적 경험을 서술하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법원은 일반적으로 구체적 사실에 기반한 의견 표명에 더 관대한 입장을 보입니다. 서울중앙지법은 2021년 판결에서 "소비자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며 '내 경험상 비추천한다'고 표현한 것은 허용되는 의견 표명의 범주에 속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논쟁적 내용을 게시할 때는 '의견 표명'임을 명확히 하고 과도한 단정을 피해야 합니다. "내 생각에는", "내가 경험한 바로는", "나의 의견으로는"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틀림없이", "확실히" 같은 단정적 표현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의견의 근거가 되는 사실을 함께 제시하면 더욱 안전합니다. 대법원은 "자신의 의견임을 명백히 하고 그 근거를 함께 제시한 경우, 그 의견의 근거가 되는 사실이 진실이라면 의견 표명은 보호받을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4다61654).

 

리뷰 작성 시에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소비자 리뷰는 공익성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과장이나 허위 내용이 포함되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소비자의 정당한 평가는 보호되나, 경험하지 않은 내용의 첨가나 심각성의 과장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리뷰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내용만 포함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작성하며, 사진이나 증거 자료를 함께 첨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타인의 게시물 공유나 댓글 작성 시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명예훼손적 내용을 단순히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의심스러운 내용이나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는 공유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공유할 때도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등의 면책 문구를 추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댓글에서도 동일한 주의가 필요하며, 특히 익명성에 기대어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기업이나 공인에 대한 비판도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수 있지만, 과도한 표현이나 사실 왜곡은 피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공적 관심사에 대한 문제 제기와 비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필수적이나, 인신공격적 표현이나 명백한 허위사실 적시는 보호받지 못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기업이나 공인을 비판할 때는 구체적 사실과 공익적 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감정적 표현이나 모욕적 언어는 자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렸을 때 적절히 대응하는 방법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내용증명이나 소장이 접수되면 즉시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고, 증거 자료를 보존하며, 필요시 문제된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정정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초기 대응이 적절하면 소송으로 가기 전에 합의로 해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2022년 법원 통계에 따르면 명예훼손 관련 민사소송의 약 42%가 소송 중 화해로 종결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