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성난청 극복 후기 - 1년간의 치료 실패 후 보청기로 되찾은 일상

돌발성난청과 이명으로 거의 1년을 고생한 환자분의 실제 경험담입니다. 처음엔 단순한 귀 소음이었는데 점점 심해져서 불면과 우울감까지 생기면서 삶의 질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기존 치료법들로는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보청기를 사용하면서 정상적인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고, 같은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야기를 나눕니다.

 

돌발성난청 초기 증상과 예상치 못한 일상 변화

어느 날 갑자기 들려온 웅― 하는 소리,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돌발성난청의 시작이었다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듯이 저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이명이라고 부르는 이 소리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 들리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귀가 점점 먹먹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소음만 들리는 게 아니라 세상 소리 자체가 잘 안 들리게 되니까,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돌발성난청이라는 게 단순히 안 들리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마음까지 힘들어지니까요. 작은 소리에도 신경이 곤두서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도 어려워졌습니다. 특히 밤에 더 심해져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어요. 침대에 누워도 귀에서 나는 소리 때문에 새벽까지 뒤척거리는 일이 많았습니다.

 

잠을 못 자니까 몸이 무겁고 피곤이 쌓이더라고요. 나중에 알아보니 돌발성난청 환자 10명 중 7명 정도가 수면 장애를 겪는다고 하던데, 정말 맞는 말이었습니다. 몸이 힘드니까 마음도 자연스럽게 우울해지고요. 답답함과 소외감이 반복되면서 마음이 점점 작아졌습니다. 일상이 무채색으로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원래 밝은 성격이었는데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까지 생기니까, 그제서야 이게 단순한 청력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기존 치료법의 한계와 지속되는 좌절감

돌발성난청 진단을 받고 나서 정말 적극적으로 치료에 매달렸습니다.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표준 치료법들, 그러니까 스테로이드 치료랑 혈관 확장제, 고압 산소 치료 같은 것들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좋다고 추천해주는 병원은 다 가봤습니다. 처방받은 약도 하나도 빼먹지 않고 챙겨 먹었고요. 양방 치료로는 한계가 있을까 봐 한의원도 찾아가서 침도 맞고 뜸 치료도 받아봤습니다. 정말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나도 별다른 변화가 없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돌발성난청은 발병하고 2주 안에 치료를 시작해야 회복률이 70-90%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 골든타임을 놓치거나 초기 치료에 반응이 없으면 기존 방법들로는 뚜렷한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얘기였습니다.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귀에서 나는 이명은 계속됐고, 치료가 끝나고 난 후에도 크게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치료가 계속 실패하다 보니까 '정말 이렇게 평생 살아야 하나' 싶어서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의학적인 치료 말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심리 상담도 받으면서 이 상황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지 배우려고 노력했고,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고 생활 패턴도 바꿔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청력 문제와 이명은 그대로였습니다.

 

보청기 착용 후 달라진 삶의 질과 희망 회복

인터넷을 뒤지다가 우연히 돌발성난청을 겪으셨던 분의 보청기 후기를 보게 되었는데, 그게 정말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보청기를 그냥 소리만 크게 해주는 기계 정도로만 생각했거든요. 근데 알고 보니 손상된 청력을 제대로 보완해주고, 뇌가 소리를 처리하는 능력까지 개선해주는 제대로 된 의료기기더라구요. 그분도 오랫동안 여러 치료를 받아봐도 나아지지 않았던 돌발성난청을, 보청기로 극복하셨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마지막 희망이라는 마음으로 청력 검사를 받고 전문가분과 상담을 해봤습니다. 보청기를 맞추는 과정에서 정말 꼼꼼하게 제 청력을 측정하고, 저한테 딱 맞게 조정해주시더라구요. 요즘 디지털 보청기는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제 청력이 어느 부분에서 얼마나 손상됐는지에 따라 주파수별로 세세하게 맞춰주고, 이명까지 가려주는 기능도 있었거든요.

 

처음 착용했을 때는 솔직히 모든 소리가 너무 낯설고 크게 들려서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런데 2-3주 정도 지나니까 서서히 자연스러워지더라구요. 가장 신기했던 건 그렇게 괴롭히던 이명이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한다는 거였습니다.

 

보청기를 끼기 시작한 지 3개월쯤 지나니까 확실히 달라진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귀가 먹먹했던 것도 많이 나아졌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한결 편해졌습니다. 이명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잤었는데, 그것도 많이 개선되었구요. 잠을 제대로 잘 수 있게 되니까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우울하고 불안했던 마음도 자연스럽게 나아지더라구요.

 

지금은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보청기부터 착용하는 게 당연한 일과가 되었습니다. 1년 가까이 이런저런 치료를 받아봐도 안 되어서 정말 힘들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찾아본 덕분에 삶의 질을 완전히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