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이 올해 전국에서 가장 심한 가뭄을 겪고 있습니다. 비가 평소보다 절반밖에 오지 않은데다 연일 폭염까지 계속되어 물이 크게 부족해졌습니다. 여기에 강릉만의 지형적 문제와 물 관리 시스템의 한계가 더해져 심각한 급수 제한 사태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단일 수원 의존과 지형적 한계로 인한 구조적 취약성
강릉시의 물 관리 시스템은 생활용수의 86% 이상을 오봉저수지 하나에만 의존하는 매우 위험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곳에만 집중된 물 공급 구조는 평상시에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극한 기후 상황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됩니다. 지형적 특성상 강릉은 도심 안에 큰 하천이 없고, 바다와 가까운 위치 때문에 담수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 근본적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곳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은 강릉의 물 부족 현상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다른 물 공급원을 개발하거나 바닷물을 담수로 만드는 시설 같은 비상 대책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된 물 공급원에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전체 급수 시스템이 마비되는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오봉저수지가 바다와 가까운 곳에 있어 염분이 들어올 우려까지 겹치면서 가뭄이 심해질 때 사용할 수 있는 물이 더욱 제한되는 나쁜 조건이 만들어졌습니다. 미리 예측하는 시스템의 부족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체계가 미흡한 것도 위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관리상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강릉의 극심한 가뭄은 평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강수량 부족이 근본 원인이며, 여기에 이상 고온으로 인한 증발량 증가와 단일 수원 의존 구조, 불리한 지형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물 부족 위기를 초래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기후변화 시대에 물 관리의 방식을 바꾸고 다각화된 대응 체계를 구축할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평년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극심한 강수량 부족 현상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 강릉에 내린 비의 양은 평소의 45%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8월 한 달 동안은 평소의 4분의 1 정도만 비가 내려 가뭄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올해 장마철에도 강릉은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 빠져 있어서, 다른 곳에서는 홍수 피해를 입는 동안에도 오히려 비가 오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비가 내리는 패턴도 바뀌면서 강릉의 물 부족이 더 심해졌습니다. 태백산맥을 경계로 서쪽 지방에는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반면, 동쪽에 있는 강릉에는 푄 현상 때문에 뜨겁고 건조한 바람만 계속 불어왔습니다. 이러한 지형의 특성과 기후 변화가 맞물리면서 강릉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는 시기에도 비가 부족한 현상을 겪게 되었습니다. 장마와 태풍마저 강릉을 피해가면서 자연적으로 물을 보충할 기회를 잃은 것이 가뭄이 심해진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폭염과 고온으로 인한 급격한 증발량 증가 문제
올해 강릉은 43일 이상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평소보다 훨씬 더운 날씨를 보였고, 이 때문에 물이 증발하는 양이 크게 늘어나 적은 비마저도 제대로 저장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매일 계속된 폭염으로 인해 저수지와 하천의 물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물 부족 현상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고온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땅속 수분까지 빠르게 증발하여 지하수가 충전되는 비율마저 크게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증발로 인한 물 손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단순히 물이 부족한 것을 넘어서 기존에 확보해둔 물마저 빠르게 소모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증발량 때문에 오봉저수지를 비롯한 주요 물 공급원의 저수율이 빠른 속도로 감소했습니다. 특히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면서 하루 24시간 내내 물이 증발하는 극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기상 조건은 가뭄이 심해지는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들어 강릉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